붕어빵이 그립다… 국화빵이 그립다! 네덜란드에는 과연 겨울 한정 길거리 음식이 있을까?

붕어빵이 그립다… 국화빵이 그립다! 네덜란드에는 과연 겨울 한정 길거리 음식이 있을까?

겨울이 온다는 것을 달력을 넘기면서 느낀다기보다는 길거리를 걷다 문득 체감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한국은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알록달록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며 가을이 무르익는 것을 느끼곤하죠. 필자는 산이 없는 네덜란드에 살면서 가을이 깊어지는 구간을 눈으로 보지를 못하게 되어,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비가 내릴때에 서야 겨우 가을의 끝자락을 보고는 하는데요. 여기서 잠깐. 서정적인 마음은 약간 접어두고, 이 쯤 생각나기 시작하는 건 무엇이여야 할까요? 바로 길거리 음식이지요! 한국에서라면 군밤이나 붕어빵, 국화빵, 호떡…등 등 을 파는 포장마차가 여기 저기 보이기 시작하죠. 겨울 속 소소한 천국의 시작이 시작되는데, 저는 이 길거리 음식 내음이 나기 시작할 때서야 겨울이 왔다고 느낀답니다.

그런데 과연, 음식문화로는 안타깝지만 처참하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에도 겨울 별미 군것질거리 문화가 있을까요? 정답은 놀랍게도 Yes! 한국만큼 다양한 포장마차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네덜란드 겨울하면 많은 이들을 기대하게 하는 대표적인 포장마차가 있습니다. 바로 Oliebollen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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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는 더치 도넛으로도 통하는 이 올리볼은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기인했다고 합니다. 도넛 도우를 아이스크림 스쿱으로 떠서 기름에 파글파글 튀겨, 그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굉장히 간단한 형태의 음식입니다. 더치 음식 답게 아주 플레인한 도우 혹은 건포도가 박혀있는 형태가 기본이랍니다. 필자가 처음 이 음식을 접했을 때, 한국의 찹살 도넛이랑 되게 비슷하게 생긴 느낌이라 엄청 설렜었습니다. 맛은 심플하게 겉바속촉 (겉은 바삭, 속은 촉촉) 튀김빵입니다만, 네덜란드의 겨울이 너무 삭막하지는 않구나 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음식이지요. 요즘은 역시 여러가지 배리에이션이 생기게 되어, 커스타드 필링. 초콜릿 필링. 애플 시나몬 필링 등 조금 더 도넛 스럽게 판매 하기도 하지만, 역시 왕도는 기본이죠. 플레인 올리볼/ 건포도 올리볼이 가장 유명하답니다.

올리볼은 국화빵이나 붕어빵처럼 겨울한정 음식이랍니다. 10월 중순 쯤 부터 여기 저기 포장마차가 생기더라하는 소문(?)과 함께 생기기 시작해, 그 다음 해 1월 중순이면 어느 순간 사라져 있지요. 단지 겨울이기에 생기는 음식이라기 보다는, 올리볼은 그 다음 해를 시작하기 위해서 먹는 음식으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가장 처음 기인된 방식으로 올리볼을 먹으려면, 12월 31일에 사서 먹고, 또 그 다음 날 새해에 먹는 음식이라고 하더군요. 12월 31일 날 길거리에 올리볼 포장마차에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살풍경을 볼 수 있답니다.

한국에서 너무 맛있던 호떡 포장마차가 있었는데, 그 다음 해에 같은 자리에 찾기 참 어려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근처를 수소문해서 찾기도 하고… 아니면 어느 날, 다른 동네에서 그 포장마차를 보기도 하는 기억이 있는데요. 올리볼 포장마차는 정해진 자리가 있는 터라, 어떤 해에 보게된 올리볼 포장마차가 그 다음 해 그자리에 다시 서게 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매 해를 거듭할 수록, 같은 자리에 세워진 올리볼 포장마차에서 살 때 ‘올해도 또 왔습니다.’ 하는 정겨운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구요. 겨울에 네덜란드를 방문하시는 분들이라면 구글에 가장 맛있기로 소문난 올리볼 집’을 검색해보시면 여러 서치 결과가 나오기도 하니, 한 번 찾아보시길 추천해드려요.

12월이 다가오는 이맘 때, 한국음식이 시큰시큰 그리워지기 시작하지요. 네덜란드에서도 소소하게 느낄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을 통해서 이 마음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필자는 오늘도 올리볼 두개를 사서 집으로 가져왔답니다. ^^ 오늘의 글은 이만 마치도록 할게요.

expab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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