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 1년째… 네덜란드 유학생의 삶은?

코로나 상황 1년째… 네덜란드 유학생의 삶은?

안녕하세요! 네덜란드에 아티스트로 거주하며 공부하고 일하고, 이 블로그도 관리하는 박소윤입니다.

 

저는 현재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예술학교 (Royal Academy of Art, The Hague)에 다니고 있는데요. 이제 저도 네덜란드에 거주한지 4년째입니다. (그런데 제 더치 실력은 훗… ^_ㅠ….아직도 좋지 않습니다 학원을 다녀야겠어요) 이번 해에 졸업을 앞두고 있죠.

 

벌써 3월이라는 것이 믿겨지지가 않는데요. 작년 이맘때 쯤에 COVID-19이 유럽으로 진입하여 네덜란드도 대대적으로 조취를 취했죠. 하루 이틀 사이로 학교는 문을 닫고, 수퍼마켓에도 최대인원 제한이 생기는 등 한치 앞을 볼 수 없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수퍼마켓은 갑자기 휴지를 잔뜩 사가는 사람들 때문에 붐비지를 않나..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공지도 너무 늦게했고 심지어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을 이상하게 봤던 적도 있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발견되었다는 이유로, 동양인이 걸어다니면 옆에서 기침을 하는 시늉을 하거나 이들을 향해 코로나 라고 소리지르는 몰상식한 인간들이 거리에서 종종 발견되었죠. 동양인들은 특히 마스크를 쓰고 나가기가 무서웠고 그래서 웬만하면 집에 머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이것 저것 다 무시하고 늘 파티를 열고 해서 네덜란드 보건 상황과 몰상식한 사람들에게 좀 실망했던 기억이 나네요. 

 

 

 

대학교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저희 학교에서 여기 저기 붙여놓은 ‘내가 학교에 와도 될까?’ 포스터입니다. 상세하죠….

 

 

네덜란드는 현재 실습 중심의 대학교와 연구 중심의 대학교를 구분하여 코로나 대책 정책을 세웠습니다. 연구 중심은 암스테르담 대학교, 라이덴 대학교 등이고 실습 중심의 학교는 모든 예술 학교 등이 해당됩니다. 제가 다니는 학교는 예술 학교기 때문에 학교에서의 수업이 허가되었고, 연구 중심의 학교는 아직까지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답니다. ㅠ ㅠ 많은 비용을 내가며 공부하는 국제학생들에게는 참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도 학교를 가긴 가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이 격주로 온라인/오프라인 수업을 하게끔 방안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온라인 수업인 주에는 학교에 가면 안된다는 정책이지요. 

 

저희 학교는 열린 공간인 식당과 마당 등을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써야합니다. 교실에는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정해져있고, 그 인원 안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지?

 

유학생들은 어디 고용되어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프리랜서로 일하는 것은 무제한 가능한데요. 안타깝게도 바나 카페에서 일하던 친구들은 시급을 받고 일하던지라 일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그래도 배달 일을 하면서 메꾸는 친구들도 많고요. 

 

저같은 경우는 워낙 컴퓨터에 앉아서 하는 일이 많은지라… (영상, 디자인, 웹 개발) 오히려 일이 많이 늘었죠. 예술 분야라 전시같은 것들을 웹으로 옮기는 경우가 대다수라 코로나 시절 전에 비해서 2배가 넘게 일이 들어온 것 같네요. 

 

 

 

Excerpt of In the Middle of Attention from Soyun Park on Vimeo.

 

 

위의 영상은 제가 이번 년도 초에 네덜란드 국립 사진 박물관인 로테르담 포토뮤지엄에서 의뢰를 받아 작업한 것인데,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여 완전히 바깥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윈도우 전시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네덜란드의 국립 박물관/미술관들도 윈도우 전시 등을 주관하는 등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발표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아직도 거리에 나가는 것이 어려운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지 1년, 이제는 그닥 어렵지는 않습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유럽에 비해 코로나 확진자 수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는지라 저 개인적으로 코로나다 뭐다 소리 지르는 못난 인간들은 이제는 거의 못봅니다. 제 주변 동아시아에서 온 친구들도 초반에 비해서 훨씬 적게 경험하고 있고요. 

 

단 여성으로서 경험하는 것은 좀 더한 것 같은데, 워낙 아시아 여성이 타겟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놀린답시고 니하오 하는 경우는 그렇다치고, 락다운이 오래 진행되어서인지 이상한 남자들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대상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죠. 그래서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걸어다니게 됩니다. 최근 Expats in The Hague 에 브라질에서 온 어떤 여성이 늦지 않은 저녁 델프트 사람 많은 길에서 남성에게 쫓겨 심각하게 도망쳤던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고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위의 페이스북 글에서 보시면, 네덜란드 경찰이 요즘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들은 어디서나 일어나지만 워낙 좁은 나라인데 바로 옆에서 일어났다고 하니 여성으로서 걱정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마스크 구하기는 쉬운지?

 

 

‘mondkapjes kopen’, ‘마스크 구매’ 검색 결과. 마스크 전문 쇼핑몰도 생겼을 정도로 많습니다.

 

 

마스크 구하기는 이제는 너무 쉽습니다. 면으로 된 마스크는 수퍼마켓에서도 팔고, 기본적인 일회용 마스크는 어딜가나 팔죠. 그런데 한국처럼 고급 마스크는 아직 많이 비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거의 써본 적이 없습니다. 다행히 그냥 마스크가 지금까지 잘 보호해준 모양입니다. (앞으로도 좀 잘… 보호해 주기를 ^_ㅠ;;;)

 

 

새 학생들은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저는 4학년인지라 새로 들어오는 학생들이랑 마주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이 친구들도 격주로 학교에 왔다가 온라인 수업을 했다가 하고 있습니다. 최근 1학년 중 한명이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을 받아 1학년 전체가 격리 상황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네요. 

 

 

공식 파티도 없고 하니 너무 어렵지만 소규모로 만나거나 온라인으로 의사소통하면서 다들 열심히 지내는 것 같습니다. ^_ㅠ 그나마 격주로 만나는 경우도 없으니 연구 중심 학교 학생들은 정말 친구 만들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외로워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국제학생으로서는 정말 어려운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네덜란드 정부가 백신 접종을 올해 7월까지는 일반인 모두가 맞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하니, 그 때는 좀 더 상황이 나아지기를 기원해봅니다.

 

 


 

 

이상으로 네덜란드 거주 4년차 학생의 상황 보고였습니다.

혹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달아주시길 바랍니다!

 

expab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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