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네덜란드 내 현재 분위기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코로나 바이러스: 네덜란드 내 현재 분위기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안녕하세요, ExpatsAbroad 관리자이자 네덜란드에 거주하며 공부하고 일하고 있는 박소윤입니다.

한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 네덜란드에 꽤나 오래 거주하고 있는 저도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전해듣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저는 다음달 베를린 중요한 방문을 앞두고 있는데 현지 분위기를 전혀 모르니 인종차별 등 문제에 대해 벌써 걱정이 되더군요. 기차로 가는데도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편에는 제 개인적인 경험을 담아 현재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네덜란드 반응은 어떤지, 동양인으로서 걸어다니기에 안전한 느낌인지 등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 주변과 본인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 글이므로 네덜란드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현 분위기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대대적으로 걱정하는 분위기인지?



한국 친구들이 이야기하는 것에 비해서 네덜란드는 그만큼까지의 걱정과 우려의 모습은 아닙니다. 제가 공부하는 학교에서 몇 주전 이미 중국 우한지역을 다녀온 학생들은 이주간 학교를 쉬어달라고 공문을 보내긴 했죠. 파티나 공연들은 현재까지는 취소되는 일없이 이루어지고 있고, 공공장소에는 늘 사람으로 가득합니다.

그러나 현재 비교적 가까운 국가인 이탈리아에서 확진자가 229명으로 확진되고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source) 이제 네덜란드도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완전 멀게 느껴지지는 않는데요. 제 주변 더치 친구들이랑 얘기할 때도 슬슬 이야기 주제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제 친구 아버지는 연세가 많으시고 몸이 안좋으셔서 이럴 때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큰일날 수도 있기에 이런 경우엔 더 조심하고 걱정하지만, 대부분 큰 일 없다고 생각하고 밖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은지?


네덜란드에는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아예 없습니다. 마스크를 웬만한 상점에서 파는 경우도 드물고요. 유럽에서는 문화적으로 마스크 착용이 예방 목적이 아니라 이미 아플 경우 상대방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서 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 목적으로 마스크를 쓰면 오히려 주목을 너무 받으실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 올 계획이 있으시다면 개인적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목을 너무 끌고 사람들이 오해하고 떨어지려고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죠.

WHO에서도 아프고 기침을 하거나, 아픈 사람들을 돌볼 경우에만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source) 참고로 또한 비누로 손을 자주 씻으라고 권고하네요.


네덜란드에서 코로나 관련해서 난 사건들



얼마 전 네덜란드의 라디오 스테이션인 Radio 10에 더치 디제이가 코로나에 관련해서 심각하게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만들어 불러 논란이 많았습니다. Lex Garrthuis라는 디제이는 장난스러운 톤으로 “stinky-Chinese”, “if you don’t eat Chinese (food), you have nothing to worry about, because prevention is better than Chinese” 등의 가사를 노래로 불렀고 이는 많은 이들의 분노를 불렀으며 5만명 이상이 여기에 대해 차별적이고 비인간적인 행동이라고 서명했습니다.
(참고기사: Coronavirus: Dutch DJ sorry over ‘discriminatory’ Chinese virus song)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라 어제 24세 더치-차이니즈 여학생이 Tilburg에 있는 본인의 스튜던트 하우징으로 돌아가다가 엘레베이터에서 공격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여성은 토요일 저녁 한 그룹이 위에 언급드린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고 ‘그런 노래를 그만 부르라’고 했는데 그룹이 이 여성을 밀치고 칼로 배와 가슴을 그었다고 합니다.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기사: DUTCH-CHINESE WOMAN ATTACKED AFTER ASKING OTHERS TO STOP SINGING CORONAVIRUS-SONG)


동양인으로서 네덜란드 거주하는데 두려움은?



동양인으로서 거주하면서 솔직히 나갈 때 걱정이 되긴 하는게 사실입니다. 운 좋게도 저에겐 아직 한번도 코로나 관련해서 일이 없었는데요 (참고로 캣콜링이나 니하오는 그냥 걷다보면 자주 일어납니다) 제 주변의 친구들에게 일어난 일이 많습니다.

헤이그에서 며칠 전 제 한국인 친구 두명이 운동하러 나갔다가 남성 무리에게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는 말을 들었고, 제 중국인 친구는 수퍼마켓을 가다가 코로나라고 듣고, 차이나타운 근처에서 kanker 차이니즈 (kanker는 굉장히 나쁜 욕으로 암을 뜻합니다.) 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비단 제 주변에만 일어나는 것은 아닌데요. 페이스북의 한국인 커뮤니티 낮은 땅 높은 꿈에서 메트로 스테이션에서 어떤 여성분에게 남자가 와서 “what is your buisness here, get out of my town, get out of my life” 라고 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분은 또한 센트럴 메트로 안에서 10대들이 니하오, 코로나 코로나 라고 하고 내렸다고 하네요.

저한테 일이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갈 때마다 조금 걱정돼서 항상 어떻게 되받아칠지 생각하곤 합니다. 항상 엄청나게 인상을 쓰고 째려보며 무서운 오오라를 풍기려고 노력하다보니 안건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요. 일부러 걷기보다는 자전거를 많이 타고 다니고 걸을 때는 항상 헤드폰을 낍니다. 자전거 타면서 헤드폰을 끼면 속도가 빠른데다 제가 헤드폰을 끼고서도 들을 수 있을 만큼 소리쳐야되니 보통 니하오도 하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니 이렇게까지 해야하는게 슬프기도 하네요… 그래도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말을 들으면 무시할 수 없고 그날 기분을 망치는 편이기 때문에 이렇게 자전거 + 헤드폰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갑니다.

이렇게 저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니고, 주변에서 얘기를 들을 때마다 같이 화나하는 정도가 되겠네요. 네덜란드에서 거주하면서 개인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주변에서 해꼬지할까봐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강력범죄보다는 언어 폭력과 인종차별로 말이죠.

미디어가 주는 불안함



아무도 주변에서 얘기를 안하면 잊혀질 때가 많은데, 이렇게 인터넷으로 뉴스를 찾아보고 하다보면 불안함이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 한국은 얼마나 불안할지요. 가족과 친구들에게 연락해보아야겠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이번 글이 네덜란드의 상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적어봅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expab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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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코로나 바이러스: 네덜란드 내 현재 분위기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

  1. 정말 큰일이군요 소윤님의 무서운 오오라 저도 배워 현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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