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셋째주 화요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도로가 통제되고 갑자기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나와 행진을 하곤 했는데요. 헤이그에 거주하는 저는 특히 큰 행진을 관람할 수 있었고 그 진귀한(?) 광경에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이번편에는 Prinsjesdag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Prinsjesdag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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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 source: https://www.holland.com/global/tourism/information/the-royal-family.htm

 

 

 

Prinsjesdag은 ‘프린치스닥’ 이라고 읽습니다. 한국말로 적기 너무 어려운게 더치어지만 제 귀에는 이렇게 들리네요. Prinsjesdag은 그야말로 ‘Little Princes’ day’를 의미합니다. 네덜란드의 군주가 네덜란드 상원과 하원의 공동 회의에서 왕좌에서 연설을 하는 날이죠.

이 행사는 네덜란드 헌법에 규정되어있습니다. 헌법 제 65 조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는데요,

 

“정부가 추진하고자하는 정책에 대한 성명서는 매년 9 월 3 번째 화요일에 개최 될 양국 합동 총회가 있기 전에 국왕에 의해 또는 국왕을 대신하여 주어져야한다. 예산은 왕위 연설 후에 재무 장관이 하원에 제출한다.”

 

참고로 네덜란드는 영국처럼 로얄 패밀리, 즉 왕가가 지속되고 있는 나라입니다. 1815년 William왕에 의해 지휘되기 시작한 네덜란드는 현재에도 2013년 왕가를 물려받은 William-Alexander 왕과 왕비, 그들의 자녀들(세 딸)이 왕가를 유지중입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행사에서 왕은 헤이그에 위치한 Ridderzaal의 아름다운 왕좌까지 행진을 하며 이동하여 왕좌에 앉아 연설을 하고 연설이 끝나면 상원 연사가 “Leve de koning!” (Long live the king!) 이라고 외칩니다. 그럼 모든 사람들이 “Hoera! Hoera! Hoera!”라고 Hoera를 세 번 외치며 마무리됩니다.

 

 

Prinsjesdag 행사의 자세한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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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dderzaal의 왕좌. | source: Iijjccoo – Own work, Public Domain,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772553

 

 

  • 상원과 하원 의원 Ridderzal 입장
    이 날 12시 30분 경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이 Ridderzaal에 입장하여 왕좌의 왼쪽과 오른쪽에 앉습니다. 장관들과 국가 비서들은 보좌 왼쪽에 앉고, 그들 위에 정부의 최고 자문기구인 국회의원들이 앉습니다.
  • 왕이 Noordeinde Palace에서 Ridderzaal로 이동
    왕은 왕의 거주지 중 하나인 Noordeinde Palace에서 Ridderzaal로 이동하는데요, 왕가의 다른 구성원들의 에스코트를 받습니다. 또한 왕은 법원의 고위 인사와 군사 영예의 호위를받습니다. 이 과정에서의 행진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 국가 제창
    왕이 Binnenhof에 도착하면 악대가 단계적으로 국가를 연주합니다. 왕가의 왕과 다른 멤버들이 네덜란드 군대에서 가장 오래된 연대인 해병대의 색에 경의를 표하고, Ridderzaal의 계단을 올라가면 캐노피가 걸립니다.
  • 합동 회의
    상원 의장은 합동 회의를 주재합니다. 오후 1시 이전 상원 의장은 회의를 열고 국왕과 그의 측근을 호위하기 위해 안내원들을 임명합니다. 이 때 남성의원들은 공식적인 양복을 입고 여성의원들은 부피가 아주 큰 화려한 모자를 착용합니다.
  • 왕의 계획 발표
    안내원들은 왕과 왕가의 다른 멤버들을 Ridderzaal입구에서 맞이하며 합동 총회 의장은 국가 원수의 도착을 선언합니다. 왕은 왕위에 올라 그의 연설을 전달하는데, 이는 정부의 총 책임자로서 새 의회 연도에 대한 계획을 발표하는 것입니다. 국왕의 연설은 국왕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총리와 내각이 작성한 것입니다.
  • Leve de koning!
    연설이 끝나면, 상원의 연사는 “Leve de koning!” (Long live the King!)을 외칩니다. 그리고 나면 모든 사람들이 “Hoera! Hoera! Hoera!” 라고 외칩니다. 이렇게 합동 회의는 종료되고 안내원들은 왕과 왕실의 일원들을 문쪽으로 호송하며 회장은 회의를 마감합니다.
  • 왕의 귀가
    왕이 Ridderzaal을 떠나 Noordeinde 궁전에 돌아갈 때 다시 호위군대가 모여 행렬이 진행됩니다.

 

 

전통적인 서류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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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ster of Finance Onno Ruding carrying the budget briefcase, Prinsjedag 1983

 

 

이날 이후, 재무부 장관은 하원 의장에게 연설에서 발표된 계획의 비용에 대한 개요를 제시합니다. 그는 서류 가방을 들고 하원에 가서 국가 예산과 예산 각서를 제출하는데요. 이것들은 정부가 내년을 위한 다양한 계획과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에 대해 얼마나 많은 돈을 쓸 수 있는지를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 서류 가방의 전통은 1947년에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재무 장관이었던 Lieftinck은 세계 제 2차대전 이후 첫번째 예산을 발표할 때 뭔가 특별함을 더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 빌려온 방식으로 서류 가방을 이용했습니다.

현재 서류 가방은 1964년 이래로 사용되고 있는데, 주 인쇄소에서 선물로 받았으며 염소 가죽과 푸른 실크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실제로는 모든 예산 문서를 담을 수 없을만큼 작기 때문에 문서의 일부는 나중에 하원 의장에게 제출됩니다. (USB 한개가 들어있을 거라는 예상도 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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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가 타고 이동하는 황금색 마차 | source: By Rijksoverheid.nl 

 

 

아직까지도 왕위를 대대로 물려받는 왕가가 있다니. 싶지만 이 날 행진은 다양한 음악과 함께 진행되어 볼거리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또한 네덜란드는 왕가와 일반 시민들의 거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좁고 평등하게 유지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죠. 그래도 왕가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아직까지 누리는 것들을 보며 씁쓸한 것은 사실입니다.

또 한가지.

저는 개인적으로 학교에 있다가 수많은 행진 인원들의 행렬을 우연히 감상하게 되었는데, 희한하게도 그들은 모두 백인들이었습니다.

 

 

 

행사 진행 영상

 

 

 

유투브에 라이브로 방영된 행사 진행영상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Main photo source: By Minister-president Rutte from Nederland (+31) – Den Haag, dinsdag 16 september- prinsjesdag 2014, CC BY 2.0

Source: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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