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서비스직 일자리 구하기 – 네덜란드 워홀러 이야기

네덜란드 서비스직 일자리 구하기 – 네덜란드 워홀러 이야기

안녕하세요, 네덜란드 워홀러이자 학생인 박소윤입니다. 많은 분들이 일자리는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하시는 만큼 이번편에는 제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한달간 근무했던 서비스직을 어떻게 구했는지 적어보려고 합니다!

 


 

쉽지 않았던 사무직 지원

 

시작하기 전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적어보자면, 저는 네덜란드 학교에 지원하고자 네덜란드에 먼저 워홀비자로 입국한 케이스라 네덜란드에 와서도 계속 혼자 학교 포트폴리오를 다듬고 인터뷰를 준비했어야 했습니다. 또한 집을 구하고 거주증을 발급받는 등, 도착해서 해야할 일이 아주 아주 많았기 때문에 첫 3달간은 많은 곳에 지원하지 못했고 또 장기로 일할 생각은 거의 못했습니다.

학교 입학이 확실시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일이었는데다가 학교 입학이 확정되면 2개월 안에 입학해야되었던 터라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시간만 가고 있었지요. 그래도 될대로 되라 라는 심정으로 그 와중에 한 5곳 정도의 회사에 이력서를 보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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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저기 지원했는데 알아볼 수 있어야 되지 싶어 엑셀 파일로 정리를 해놓은 모습입니다. 몇 곳 안되지만 대부분 그래픽 디자인 인턴을 지원했고 한 곳은 비영리단체 자원봉사였습니다. 이후 자원봉사는 함께하게 되었지만 나머지 세 곳 중에서는 한 곳에서만 연락이 왔습니다. 이력서와 이메일은 괜찮은데 제가 예시로 만들어보낸 디자인이 컨셉에 맞지 않는다면서요.

이 후에 저는 예시로 디자인을 만들어보낼 경우 그 회사의 이미지와 맞게 구성해야함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중요한 일인데 처음이라 잘 몰랐던 것 같네요.

아무튼 적게나마 그래픽 디자인 인턴을 지원하면서 알게된 사실은 네덜란드에 워낙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기도 한데다 그 학생들이 모두 2~3학년 때 쯔음 인턴쉽을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굉장히 높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또한 네덜란드 학생을 인턴쉽으로 고용하면 정부의 지원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요.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가는 이야기였습니다.

한국에서의 경력이 있었다면, 혹은 한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했더라면 인턴이 아닌 주니어나 경력직으로 지원할 수 있었을 텐데 저는 디자인을 공부한 경험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해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력 등을 정리하면서 지금까지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떻게 본인의 고용 가능성을 높일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본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서비스직 지원

 

사무직 지원이 지금 제가 위치한 상황에서는 적절하지 않음을 판단하고 서비스직을 알아볼까 생각해보던 중 네덜란드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지금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보았습니다. 네덜란드에서 정말 큰 패션 리테일 매장이었고 패스트 패션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저지만 워낙 대형 국제 기업이라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치도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라 정말 딱이다 싶었죠.

서비스직 지원을 시작했을 쯔음에는 제가 갔던 레스토랑 등에 슬쩍 물어보곤 했었는데, 직원들이 모두 더치어를 해야한다며 이력서도 받지 않고 거절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암스테르담이 아니면 네덜란드에서 서비스직은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확실히 대형 인터네셔널 기업에서는 서비스직이라도 영어만 하면 고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때 깨달았습니다. 매장에 갔더니 더치어를 못하는 직원도 많았고요.

 

 

리테일 지원을 위한 이력서 작성, 전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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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장에 꼭 지원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저는 지금까지 그래픽 디자이너직을 위해 제출했던 이력서를 고치기 시작했습니다. 최대한 관련 경험을 긁어모아^^; 적으려고 노력해서 다음과 같은 이력서가 완성되었네요.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아주 잠깐, 딱 한번 했던 리테일 관련 경험등도 적었습니다. 예를 들어 Resolving customer related issues at the spot 의 경우, 당시 성난 고객을 대응해야했던 경우가 딱! 한번 있었는데 그걸 예시로 적은 것이지요.

관련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보이는 그래픽 디자이너 일도 클라이언트와 상담했던 경험, 인터네셔널한 팀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 등을 적어 리테일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것을 노렸습니다.

완성된 이력서를 들고 매장을 직접 찾아가 ‘나 여기서 일하는데 관심있는데, 이력서 주고 가도 되냐’고 매니저에게 전달했습니다.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몇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학교에 다니고 있냐, 주 24시간 일할 수 있냐 등이었습니다. 저는 ‘그럼~ 나 풀타임으로도 일할 수 있어!’ 라고 어필하고 나왔는데, 그렇게 이력서를 전달한지 10분만에, 이틀 뒤 면접을 보러오라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리테일 면접 준비

 

면접을 보기 위해 리서치를 시작했습니다. 지원 전에는 아는 정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홈페이지도 들여다보고, 옷 스타일도 보고. 저는 또 이렇게 패션 리테일에서 일하는 것이 처음이라 유투브에 Retail duty 등도 검색해서 무슨 일들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또한 면접 전 조금 일찍 도착해서 직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꼼꼼히 지켜보았는데 이게 면접에서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

 

면접은 매니저와 저 둘이 앉아 20분정도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1:1 면접이라 꽤 길게 진행되었네요. 처음에 매니져가 자기 소개를 해주고 저한테 자기 소개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고, 어디서 왔고, 제 경험들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좋으며 이 매장에 몇 번 와봤는데 직원들이 다 열심히 좋은 분위기로 일하는 것 같아 나도 그 일부가 되고 싶어 지원했다고 했습니다.
제가 받은 질문들을 몇개 적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우리 기업에 대해서 얼마나 아는지 이야기해봐라.
    그냥 아는 것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패스트 패션이며 어떤 층을 겨냥한 디자인인지, 주로 어떤 패브릭을 쓰는지 등. 사실 아는 것이 별로 없었네요 ^^;;
  • 브랜드의 타켓 연령층이 어떻게 된다고 생각하니?
    옷 타입을 알고 가서 쉬웠습니다.
  • 우리 브랜드가 어느나라 출신인지 아니?
    이건 완전히 틀렸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유명한 기업이라 알고 있어야 됐는데 네덜란드나 UK일거라고 이야기했더니 아예 아니더군요. 스페니쉬였다는 ….. 이 때 망했다 싶었지만 아 이렇게 배워가네 ^^ 이런 식으로 대처했어요.
  • 더치어를 할 수 있니?
    저는 더치어를 하나도 못한다 대답했고 매니저는 오피스 언어가 영어라 괜찮다고 했습니다.
  • 너는 여기서 무슨 일들을 하게 될거라고 생각해?
    이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리 일찍 도착해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았기에 막힘없이 술술 대답할 수 있었어요. 캐셔에서부터 피팅룸, 옷 재배치, 커스터머 서비스 등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 일을 하기 위해서 어떤 태도가 필요할 것 같은지에 대한 설명도 했어요. 유동인구가 많은 매장이라 직원들이 바쁘고 빠르게 일하는 것 같아 굉장히 exciting하다는 이야기도 했고요.
  • 네덜란드에 얼마나 오래 있을 생각이야?
    저는 있을 수 있을 만큼 오래 있고 싶다고, 네덜란드가 내 성격에 잘 맞는다고 이야기했어요. (사실 네덜란드 오기전에 살던 호주를 그리워하고 있었지만요. ㅠㅠ)
  • 디자이너로 일을 했던 것 같은데 미래에 Visual Merchandising으로의 기회도 관심있니?
    저는 짧게 일할 생각이어서 그닥 관심은 없었지만 늘 관련과 수업 듣는 것에 관심이 있었다, 그래서 기회가 생길거면 정말 좋을 것이며 자극이 되는 제안이다 라고 했습니다.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짧게 스쳐지나갈 직원 보다는 그 기업 안에서 오래 커리어를 쌓고자하는 직원에게 관심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서비스직이라도 대기업인 경우 그 안에서 어떻게 자신의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은지에 대해서 본인이 먼저 설명하면 면접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더 궁금한 점은 없니?
    이건 그 어떤 면접에서도 늘 물어보는 질문이기에 제가 매번 외워서 하는 대답이 있습니다. ‘너가 새 직원을 고용할 때 그 직원에 대해서 기대하는 점은 뭐야?’ 라고 물었고 매니저는 팀 안에서 조화롭게, 그리고 빠른 판단력으로 적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기업에 대해 아는 것은 별로 없었으나 자신감과 열정, 그리고 직무 설명 등으로 무사히 끝낸 면접이었습니다. 인터뷰가 끝나자 매니저는 면접 볼 사람이 여럿 남아있어서 그 주 일요일까지 결정하고 연락주겠다고 했고, 매니저 말대로 정말 일요일에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드디어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몇 달의 백수생활 끝에 수입이 있는 일을 구하게 된 것이지요 🙂 참 기뻤습니다.

 

 

또한 대기업 답게 교육등도 확실하게 이루어졌어요. 네덜란드 전역 매장에서 새로 일을 시작하는 직원들이 모두 다 암스테르담 본사에 모여 직원 교육을 받고 7개월 계약서에 사인을 한 뒤 BSN, 계좌 정보 등을 제출했죠. BSN 서류가 없어 교육을 마치지 못하고 다시 집에 돌아가야했던 새 직원들도 있었으니, 일을 구하기 전에 BSN은 정말 필수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록 저는 그 이후에 학교 합격이 확정되어 한 달만에 일을 그만두어야 했지만, 정말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한마디도 못했던 기본 더치어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되었으며 빠르고 바쁘게 일해야하는 환경에서 즐겁게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열심히 일하다가 일을 그만둔다 하니까 매니저가 가지 말라고 붙잡아준 것도 고마웠어요. 힘들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네덜란드 서비스직 경험이었습니다.

 

 

마무리

이렇게 제 네덜란드에서의 서비스직 지원 경험을 적어보았습니다. 워킹홀리데이의 1년이라는 시간이 사무직을 하기에는 짧게 느껴진다면 파트타임으로 서비스직으로도 일하실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네덜란드의 소도시나 지방으로 가면 영어만으로 서비스직에서 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긴 하겠지만, 중심지에 거주하는 분들은 정말 도전해볼만합니다.

국제 기업들은 더치어를 못해도 고용하는 경우가 많고, 다국적 이미지를 위해 외국인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많으니 관심 있는 분들께 이번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

 

Soyun

네덜란드에 2017년 3월에 도착, 거주중인 워홀러 + 학생 박소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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